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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17) 가는 귀 어두운 사오정, 이재명 정부가 획일적 ‘통합’ 지향에서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밟아 - 5극3특은 통합이 아니라 연대 협력에 기초해야

최자영 | 입력 : 2025/12/24 [17:27]

‘통합’은 중앙집권적, 수직적 명령체계를 전제로 한 것으로 지역 자치 말살
경제적 효과를 노린 ‘통합’은 박정희의 유신독재 경제발전 논리와 같은 것
독일 등 유럽에서는 '통합'이 아니라 지역 간 협조와 연대
협조와 연대는 주도권이 지자체에 있고
지역민의 의사에 따라 언제나 탈퇴 가능
현 정부의 충남·대전 통합 종용은 국힘당 박완수(경남도지사)와 홍준표(대구시장)를 닮아

“지방자치입법국제포럼 – 지역주도 초광역 지장자치 시대와 자치입법권 설정방향”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용산(파크앤파크 컨젠션, 2025.12.5.)에서 열렸다. 김경수(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가 축사를 맡았다.
“지방자치입법국제포럼 – 지역주도 초광역 지장자치 시대와 자치입법권 설정방향”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용산(파크앤파크 컨젠션, 2025.12.5.)에서 열렸다. 김경수(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가 축사를 맡았다.

대통령 이재명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충남·대전 통합을 종용하고 나섰다. 이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구상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재명은, “이제는 지방, 지역에 대한 투자 균형발전이 한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 “문제는 이런 연합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가능하면 대규모로 통합해서 부족한 자원이나 역량을 통합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쉽지 않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MSN, 2025.12.8.)

“부족한 자원이나 역량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지역 단체를 ”연합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가능하면 대규모로 통합“하겠다는 이재명의 발언은 유신독재로 귀결된 박정희의 경제발전 논리를 연상하게 한다. 5극3특을 통한 경제적 상승효과를 노리는 획일적 중앙통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은 개발독재의 박정희를 닮았다.

이재명이 주창하는 바, ‘통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의 개념에는 ‘지역 자치’의 개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중앙의 획일적 통제가 대규모로 통합된 지역 행정 단체를 종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5극3특은 ‘통합’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 연대 협조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통합’과 ‘연대 협조’는 서로 큰 간극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자는 민주적 분권의 권력구조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전자는 필히 중앙집권의 부작용을 수반하는 것이고, 그것은 자칫 독재권력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독재권력의 경험과 그 새로운 시도로서의 12.3내란을 겪은 차제에, 경제적 이득을 매개로 하여 지역이 자치와 주도권을 다소간 상실하고 중앙 권력에 다시 복속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다소간 권력의 통합은 급기야 독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5극3특의 구상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내세워 충남·대전의 통합을 종용한다. “대한민국 생존 전략으로 지역 균형발전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지역에 성장 발전 거점이 있어야 하는 데 세계적 추세를 보더라도 광역화가 일방적인 경로”, “우리가 5극3특 체제를 만들자고 하는데 충청권을 보면 세종, 대전 지역 연합이 꽤 나름대로 진척되는 것 같다. 바람직한 방향” 등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재명의 이해와는 달리, 세계적 추세의 광역화는 통합이 아니라, 연합과 협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당장에 EU(유럽연합)를 보더라도 그러하다. EU는 현재 27개국이 가입해 있으나, 각 국가는 자발적으로 연대, 협조하는 것이고, 언제라도 자체 의사에 의해 탈퇴가 가능하다. 유럽 의회를 통해 각국의 의사를 수렴하는 것일 뿐, 지역을 통합한 획일적 중앙집권 구조의 명령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통합’의 기치는 이미 윤석열 정부 하에서, 국힘당 소속으로,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통합을 주창했던 경남도지사 박완수, 대구·경북 통합을 주창한 대구시장 홍준표(국힘당)가 들고 나왔다. 전 경남도지사였던 김경수가 부·울·경 ‘연합’을 추구했고, 일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후임자 박완수가 부·울·경 통합을 강변하고 나셨다. ‘연합’은 권력행사의 주체가 불분명하니, ‘통합’을 통해서 결정구조를 획일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한상현 대변인은 박완수의 수직적 권력구조의 지향에 반대하여 다음과 같이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옥상옥’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부·울·경 특별연합이 마치 경남도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표현을 쓰고 있는데, 특별연합은 도민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수평적인 '밥솥' 개념일 뿐, 결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뉴시스, 2022.9.25.)

같은 국힘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홍준표는 대구·경북 통합을 서둘렀으나 실패했다. 막판에 통합이 무산되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서, 경북도청이 인근에 있는 안동 지역 관계자가 여론을 수렴해야 하니 시간을 달라고 했던 데 대해서 홍준표가 당장에 하지 않으면 통합은 물 건너간다고 했고, 마침내 통합은 무산되었다는 말이 회자한다.

안동 지역 관련자들이 통합에 적극 반대한 것도 아닌 마당에, 홍준표가 지역민의 의사를 수렴하지도 말고 당장에 통합하라고 한 것은 독선이다. 이런 독선은 딱히 유신독재의 박정희, 그리고 ‘통합’을 입에 달고 다녔던 윤석열을 닮았다. 홍준표가 지향한 ‘통합’은 지역민의 의사를 묻는 것조차 탐탁해하지 않는 비민주적인 것이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고 난 다음에도 이 같은 양상이 “전주·완주 행정 통합”의 시도로 이어졌다. “일방적 통합 추진, 절대 반대” 의사의 완주 군민 앞에 대놓고, 정동영(현 민주당 의원, 통일부장관)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하며, “전주·완주 통합 상생 발전 105방안”이라는 것을 앞세워, “통합이 되면 105가지가 좋아진다는데 그 내용이 뭔지를 ‘알리는’ 자리”라고 했다 한다.

정동영에게는 의견 수렴의 절차보다 우선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던 것이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는 앞서 4월에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전주·완주 행정 통합 타당성을 인정”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통령 직속기구가, 지역민의 의사를 뒷전으로 하고, 미리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낸 다음, 정동영은 그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려 온 것이었다. 대통령 직속기구가 관료주의적 행정의 보조기구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물론, 행정안전부, 지역 국회의원, 민선의 도지사, 시장 등 정부 관료가 일거에 협력하여 미리 짜여진 복안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노라면, ‘국민주권정부’로 치장하기는 좋아하는 현 정부도 지난 박정희, 윤석열 정부와 도긴개긴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재명이 충남·대전 간 통합을 주문하고 나섰고, 단체장 출마 후보권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여권에선 강훈식 비서실장 등판론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MBN News, 2025.12.19. https://youtu.be/6eea4y9lqrg?si=3FUZvXHiz3cDj3S2) 민주당은 내년 3월 두 지역 통합 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절차를 서두를 것이라고 한다.

국힘당에서도 일제히 화답, 환호하고 이미 법안까지 발의했다고 한다. 국힘당 소속 김태흠(충남지사)은 “늦었지만 적극 환영”, 성일종 의원은, “대통령님께서 화답해주신 통합” 등, 환영의 변(辯)을  전했다고 한다.(한겨레, 2025.12.19.)

통합을 통한 광역화는 이미 윤석열 전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것이다. 국힘당 및 윤석열 정부가 지향해온 지방 자치단체 간 ‘통합’은 애초에 지방 자치를 말살하는 데 방점이 가있다. 그런데 지방 균형발전을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가 국힘당과 같은 노선에 서서 국힘당이 지지하는 ‘통합’을 지향하는 것은, 원든 원하지 않든, 급기야 윤석열 정부와 같은 지방 자치의 말살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5극3특 구상 아래에서 충남·대전 통합이 수도권 인구의 분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 역설했다. 서울·수도권 집값 문제 관련하여, “보니까 대책이 없다. 땅은 제한돼 있고 사람은 계속 몰린다”, “결국 그 문제도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 문제는 수도권 집중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지역 균형발전은 정말 필요한 요소”, “수도권 집중이 국가 성장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끊임없이 행정기관 지방이전이나 행정수도 건설이나 관련 기관, 기업들,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겠다”라고 한 것이 그러하다.

그러나 충남·대전 통합과 수도권 인구의 분산은 전혀 필연적 상호연관성을 갖는 것이 아니다. 통합을 종용하고 싶은 이재명 정부의 눈에는 모든 것이 지방행정 단위의 통합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 같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유럽에서는 서울 같은 집중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데, 그것은 지역을 서로 뭉쳐 통합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의 자치를 강화하고 권력을 분산하기 때문이다. 지역 행정단위를 서로 통합하기 때문에 수도의 인구가 지역으로 분산되는 그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다소간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대응책으로서 수도권 집중 문제를 거론하고, 또 단순히 주택 공급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이재명의 이 같은 발언에는 모순이 있다. 지역 균형발전은 행정, 공공기관을 지역으로 옮긴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에서 출퇴근하거나, 서울과 지방에 두 집 살림하거나 하고, 자식들은 서울에서 학교 다니고 하는 것이 지역 균형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나?

서울대 같은 특혜의 대학을 지방에도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오히려 중앙의 권력 자체를 지역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그것은 관청이나 공기관의 소재지를 서울 아닌 다른 곳에 두는 것이 아니라, 집중된 기능 자체 복수 단위로 분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각 지역의 권력의 크기를 수도와 같이 하는 것으로서 시작되어야 한다. 각 지역에서 결정권을 가지면, 교육이 취업과 맞물려 서울 집중이 저절로 해소된다.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분산되고 그에 따라 주거도 수도 집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이재명은 “이론적으로 보면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데 모두 동의하는데 많은 이해관계가 충돌되고 정치적 충돌이 제일 큰 장애요인”, “그런 점에서 최근 충남·대전 통합 논의가 있고 법안도 일부 낸 것 같은데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충남·대전이 모범적으로 통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국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갖고 있다” 등 발언을 했다.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데 모두 동의한다”는 이재명의 판단은 오류이다. 통합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고, 모두가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 유럽에서는 통합이라는 말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 각 지역의 주(州)가 독립국처럼 각 지역으로 분립하여 자치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가 있나?

“지방 자치 입법 국제포럼 – 지역 주도 초광역 지방 자치 시대와 자치 입법권 설정방향”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열렸다.(용산, 파크앤파크 컨벤션, 2025.12.5.) 김경수(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가 축사를 맡았다. 공청회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편의상 독일의 사례만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게리트 만슨(Gerrit Manssen 레겐스부르크대학교 교수)은 “독일(바이에른) 지방자치법 상 초광역 지방 자치 단체 간 협력체”를 소개했다. 독일은 연방으로 26개 주(란트)가 독립의 입법, 행정, 사법 체계를 가지고 연방정부와 맞먹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연방 독일에는 ‘독일 지방자치법’이라는 단일한 법체계가 존재하지 않고, 각 주는 고유의 지방자치법을 가지고 있다.

맨슨 교수의 발표 제목은 “독일(바이에른) 초광역 지방 자치단체 간 협력체”이다. 주목할 점은 바이에른 주가 초광역 ‘통합체’가 아니라 ‘협력체’란 점이다. 바이에른 주는 독일에서 가장 넓은 주(州)로, 지방 자치단체 간 협력에 입각한 법률이 매우 세분화 되어 있다.

바이에른 지방 자치단체는 크게 3단계로 구성된다. 기초 지방 자치단체(게마인데 Gemeinde), 광역 자치단체(란트크라이스 Landkreise), 상위 단체(베치르크 Bezrike)이다. 게마인데가 총 2,200개, 란트크라이스가 71개, 베지르크가 7개이다.

이렇듯 규모가 다른 각 자치단체는 헌법과 일반법에 의해 정해진 고유한 사무권한을 가진다. 그 대표 기관은 주민의 직접선거로 구성된다. 군이나 구는 하위 자치단체의 연합체가 아니라 주민이 구성원이 되는 독립 단체이다. 기초단체인 게마인데는 규모의 차이가 매우 크다. 주도(주의 수도)인 뮌헨은 인구 160만의 대도시이지만, 다른 모든 게마인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게마인데에 불과하다. 반면 가장 작은 게마인데인 키임제(Chiemsee)는 인구가 200명에 그친다.

개별 지방 자치단쳬가 자체 행정역량만으로 공공사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지방 자치단체와의 협력체계가 이루어진다. 교통분야에서 긴밀한 연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그 한 예이다.

바이에른주에는 2개의 대도시권, 4개의 주요 연합체(umbrella organization) 등이 있다. 2개의 대도시권으로 뮌헨과 뉘른베르크가 있는데, 대도시권의 법적 핵심 구조는 사법상 법인 형태로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으며, 주로 경제발전과 지역 간 연계를 담당할 뿐이다. 따라서 공법상의 법적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바이에른의 4개 주요연합체로, 지방 자치단체 협회(Beyerischer Gemeindetag), 바이에른 도시 협회(Beyerischer Städtetag), 바이에른 군 협회Beyerischer Landkreistag), 바이에른 상급 자치구 협회(Verband bayerischer Bezirke)가 있다. 바이에른 외 다른 주들의 경우에도 유사한 단체들이 존재하며, 전국 단위로는 독일 도시 협회 등이 활동한다. 명칭에서 증명되듯이, 이들 각기 상이한 단위의 집단은 모두 상호 협력의 연합체이지, 통합체가 아니다.

바이에른 지방 자치단체 협회(Beyerischer Gemeindetag)는 공법상 고용주 장(長) 1명을 가진 법인으로 자체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 반면, 다른 단체들은 사법상 협회로 운용된다. 다만 바이에른 지방 자치단체 협회의 가입 역시 자치단체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이루어지며, 법적 가입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공법적 형식은 주로 형식적 성격을 가지며, 정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연합체들은 이익단체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한 이익단체를 넘어 회원 지방 단체에 법률적, 행정적 자문을 제공하는 실질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행정역량이 부족한 지방 자치단체들은 법률에 따라 행정공동체(Verwaltungsfemeinschaften)로 통합된다. 행정공동체는 공법상의 별도 법인격체를 가지며, 개별 자치단쳬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자치사무를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사무에는 특히 조례나 명령의 제정 등 자치 입법적 기능이 포함된다. 이런 경우는 충남, 대전 같은 거대 도시나 지역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지역 및 주 차원의 공간 계획. 현대 행정이 수행해야 하는 여러 계획 업무가 지방 단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을 때는 초광역적 협력이 필요하다. 대표적 사례가 에너지 전환에 관한 계획으로, 독일은 2032년까지 국토의 2%를 육상풍력 발전부지로 지정해야 한다.

기초 자치단체 단위나 군 단위로는 이같은 광역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바이에른 주에는 이런 지역계획 연합이 총 18개 존재한다. 지역계획 연합은 의무가입 형태로, 해당지역 내의 모든 지방 자치단체, 도시, 군이 자동적으로 회원이 된다. 이런 연합은 의무적 구성과 토지이용 계획의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공법상 법인격을 가진 단체로 규정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무 수행 상의 상향조정(광역화)이 조례 및 법규 명령의 제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아무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지방 자치단체가 자치 사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권한을 헌법적으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 일변도를 지향하는 이재명 정부는 가는 귀 어두운 사오정을 닮았다. 공청회에서 피력한 ‘협력체’가 아니라 복수 지방 자치단체 및 단체장의 ‘통합’을 주창하기 때문이다. 공청회를 총해 무엇을 배우려 했던 것이 아니라, 지역 간 통합이라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들러리로 연 것이다. 독일 등에서 외국인을 초청하여 한쪽 귀로 들은 말은 다른 쪽 귀로 흘려버렸다.

이재명 정부가 주창하는 ‘통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은 시대가 요구하는 지역 자치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통합과 자치는 함께 갈 수 없는 개념이다. 5극3특의 구상은 ‘통합’이 아니라 지역 간 연합과 협조를 통해서도 달성 가능하다. 오히려 전자를 경계하고 후자를 통해서 해야만 한다.

5극3특의 경제적 상승효과를 앞세워 지방 (자치)단체 ‘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박정희의 경제개발 논리의 판박이다. ‘통합’은 권력의 중앙집권을 가속화하고, 독재의 밑거름이 된다. 수도의 중앙집권이나 지역 단위의 집권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지역은, 통합될수록 중앙 정부 권력의 입김에 쉽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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