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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21) 행정통합으로 인한 자치 말살은 국민주권 약화의 내각제 추진 음모와 일맥상통

최자영 | 입력 : 2026/01/16 [08:55]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때로 국민주권을 담보하는 것 아니다
5극3특 경제효과를 내세운 이재명의 ‘통합’론은 집권적 독재와 관료주의의 온상
통합 논의를 위한 광주·전남 20인 위원회는 자치·협력 말살의 증거
일본의 주민은 ‘갑’, 한국의 주민은 ‘을’
일본의 ‘주민투표’와 동의의 절차가 한국에서는 ‘주민 의견 수렴’, ‘설득’으로 왜곡

2025.12월 말 세모(歲暮)에 서면 지하도에서 뿌려진 전단지.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촉진하는 전단지로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 대응”, “역사문화적 동질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의 해소는 지자체 간 행정통합이 아니라 수도의 권력 분산으로 풀어야 하는 것, 동질성 운운은 다양성을 무시한 독재의 온상이 될 전망이다.
2025.12월 말 세모(歲暮)에 서면 지하도에서 뿌려진 전단지.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촉진하는 전단지로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 대응”, “역사문화적 동질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의 해소는 지자체 간 행정통합이 아니라 수도의 권력 분산으로 풀어야 하는 것, 동질성 운운은 다양성을 무시한 독재의 온상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편에 실용주의를, 다른 한편에 국민주권을 표방했다. 그런데 실용주의와 국민주권은 서로 연관된 개념이 아니다. 전자는 민생, 경제 등 추구하는 바 내용이고, 후자는 누가 결정권을 행사하는가 하는 형식으로서의 권력의 소재를 뜻하기 때문이다.

실용주의와 국민주권의 두 개 기치는 때로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한 예가 5극3특의 기치를 내세우며, 거대 지자체장을 서로 통합하여 단일화하려는 것이 그러하다. 경제적 상승효과를 노려, 행정단위를 단일화하겠다는 것이다.

행정단위 단일화 추구는 두 가지 점에서 국민주권을 배반한다. 첫째. 권력의 단위를 통합하는 것이 다소간 권력집중을 초래하고, 결정 과정의 획일화는 관료주의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통합 추구의 과정에서 지역민의 의사는 무시되고, 단체장, 국회의원, 청와대는 스스로 중심이 되어 밀어붙일 심산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으로서 각 지역민의 의사는 의견 수렴의 대상으로서 들러리로 치부되고, 결정권은 단체장, 국회의원, 청와대에서 행사하는 것이 그러하다.

겉으로 지역 자치를 하자고 떠들면서, 순서를 뒤집었다. 국회 입법이 선행되고, 해당지역 단체장, 국회의원들이 모여 청와대에 모여 반상회하고, 바로 20인회를 구성하여 통합을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광주·전남 각계 대표로 구성된 20인 협의체는 ‘민관합동 실무기구’로서 행세한다. 이때 ‘민(民)’은 국민주권의 ‘민’이 아니라, 관료행정 기구에 동원된, 명색과 허울뿐인 ‘민’이다.

말로만 자치와 협력의 기치를 내걸고, 내실은 통합‘을 추구하는 광주·전남 지자체장 및 국회의원이나, 겉으로만 국민주권을 내세우고, 실로는, 5극3특의 경제적 상승효과를 선전하며, 통합의 기치 아래 국민을 들러리로 세우는 이재명 정부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실용주의와 5극3특은 통합이 아니라 자치와 협력을 통해서도 추구할 수 있다. 5극3특은 물론 실용주의의 기치 아래 추진되는 모든 민생 도모의 정책이 반드시 행정단위의 통합이 초래하는 권력집중에 의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집중으로 인한 효과적 경제 정책은 이미 박정희 개발독재에서 써먹었던 낡은 정책이다.

5극3특의 경제적 상승효과를 빌미로 한 지자체장 통합은 한국 사회에 여전히 잔재한 전통의 독재 근성을 노정한다. 그 잔재가 지금 이재명 정부의 자자체단제장 통합의 기치에서 극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통합 추진의 이유는 5극3특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안으로 정당화활 수 있다. 오세훈이 김포 등 서울 주변의 도시와 서울을 행정통합 하겠다고 나선 것이 한 예이다. 서울 주변의 도시는 교통 등 생활권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숫제 통합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5극3특이나 교통, 의료, 교육 등 여러 가지 사안은 지역간 서로 연계될 수 있으나, 그것이 통째로 행정통합의 결론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분야별, 기능별로 지자체 간 서로 양해를 통해 협력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합을 안 하면 5극3특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자치와 경제적 효과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자치하면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없다거나, 자치를 말살해야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 예로 16개 주(란트)로 구성된 독일에서 제일 큰 바이에른주는 그 하부 행정구역이 통합된 것이 아니라, 서로 자치권을 가지고 협력한다. 독일의 모든 주가 그러하듯이 바이에른주에서도 자치 협력을 통해 훌륭한 경제적 효과를 달성하고 있고, 그 자치 협력이 경제적 효과를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바이에른주 사례는 지난해[2025.12.5.], “지방자치입법국제포럼 – 지역주도 초광역 지장자치 시대와 자치입법권 설정방향”[용산 피스앤파크 컨벤션, 2025.12.5.] 공청회에서 소개된 것이고, 이때 김경수[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가 축사를 맡았다)

독일은 연방으로 16개 주(란트)가 독립의 입법, 행정, 사법 체계를 가지고 연방정부와 맞먹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독일 지방자치법’이라는 단일한 법체계가 존재하지 않고, 각 주는 고유의 지방자치법을 가지고 있다.

바이에른주는 '독일(바이에른) 초광역 지방 자치단체 간 협력체'이다. 주목할 점은 바이에른주가 초광역 ‘통합체’가 아니라 ‘협력체’란 점이다. 바이에른주는 독일에서 가장 넓은 주(州)로, 지방 자치단체 간 협력에 입각한 법률이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

바이에른주의 주도(주의 수도)인 뮌헨은 인구 160만의 대도시이지만, 다른 모든 게마인데(Gemeinde: 지역 자치공동체)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게마인데에 불과하다. 규모가 다른 각 자치단체는 헌법과 일반법에 의해 정해진 고유한 사무권한을 가진다. 그 대표 기관은 주민의 직접선거로 구성된다. 군이나 구도 하위 자치단체의 연합체가 아니라 주민이 구성원이 되는 독립 단체이다. 게마인데는 규모의 차이가 매우 크다.

한편, 행정역량이 부족한 지방 자치단체들은 법률에 따라 행정공동체(Verwaltungsgemeinschaften)로 통합된다. 행정공동체는 공법상의 별도 법인격체를 가지며, 개별 자치단쳬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자치사무를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사무에는 특히 조례나 명령의 제정 등 자치 입법적 기능이 포함된다. 이런 경우는 충남, 대전 같은 거대 도시나 지역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지역 및 주 차원의 공간 계획. 현대 행정이 수행해야 하는 여러 계획 업무가 지방 단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을 때는 초광역적 협력이 필요하다. 대표적 사례가 에너지 전환에 관한 계획으로, 독일은 2032년까지 국토의 2%를 육상풍력 발전부지로 지정해야 한다.

기초 자치단체 단위나 군 단위로는 이같은 광역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바이에른주에는 이런 지역계획 연합이 총 18개 존재한다. 지역계획 연합은 의무가입 형태로, 해당지역 내의 모든 지방 자치단체, 도시, 군이 자동적으로 회원이 된다. 이런 연합은 의무적 구성과 토지이용 계획의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공법상 법인격을 가진 단체로 규정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무 수행상의 상향조정(광역화)이 조례 및 법규 명령의 제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아무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지방 자치단체가 자치 사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권한을 헌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이웃한 일본은 한국과 달리 지역분권의 전통이 강하다. 중세 이래 지역봉건 제후가 할거했던 전통을 이은 것이다. 지금도 예산은 지방정부에서 짠다. 한국에서 중앙정부가 70% 이상 지역 예산 씀씀이에 콩 놔라 팥 놔라 개입하고 있는 실정과는 사뭇 다르다.

그런 일본에도 중앙집권과 지역분권 간의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한 예로 오사카(大阪)시와 도의 통합 시도가 있었다. 오사카는 몇 번 통합을 시도했으나 주민투표에 막혀 실패했다. 오사카시(市)가 기존에 갖고 있던 광역 행정은 오사카부(府)로 넘기고 ‘오사카도(都)’로 격상하려 한 것을 두고, 2015년, 2020년 두 번의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반대표가 각기 50.4%, 50.6%로, 2015년보다 2020년에 반대표가 0.2% 더 늘었다.(동아일보, 2026.1.4. [특파원 칼럼/황인찬]日 오사카 행정통합 실패의 교훈)

여기서 통합의 성패 여부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근소한 차이로 통합이 부결된 것은 주민투표의 절차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같이 5극3특의 경제효과가 있으니, 지자체장(官), 국회의원을 동원하여, 국회의 입법을 솔선하고 또 ‘민관(民官)협의체’라는 이름으로 어용을 앞세우고 ‘민’을 들러리 세우는 그 같은 짓거리는 안 한다. 말을 바꾸면,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일본은 지역 자치의 전통과 자치민의 발언권이 강하다는 뜻이다.

얼마 전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나에 수상이 들어선 다음, 일본유신회(강경보수, 우익성향)가 세 번째로 오사카의 행정통합 안을 꺼냈다. 이번에는 ‘오사카도’가 아닌 ‘부수도’를 앞세워 올해 자민당과 함께 관련 법안을 의원입법으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자 후쿠오카시, 나고야시 등이 “부수도가 지정된다면 왜 꼭 오사카여야 하냐”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서, 주민 의사(동의)는 물론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로 복잡한 상황이 됐다고 한다.

오사카의 사례를 전한 동아일보에서는 이것을 현재 한국의 행정통합 시도에 견주면서, “주민들 이해와 공감 우선돼야”,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등의 토를 달았다.(동아일보, 2026.1.4.) 여기에 주목할 점은 일본의 주민투표가 한국에서는 “이해와 공감”, “주민 의견 수렴” 등으로 추상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주민투표를 거쳐 근소한 차이로 확실하게 부결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의견 수렴”이란 현재 광주·전남에서 목하 자행되고 있는바, 선 행정편의주의, 후 들러리격의 “주민 의견 수렴” 혹은 이미 결정된 방향으로의 “주민 설득”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일본의 주민은 ‘갑’이고, 한국의 주민은 ‘을’로 들러리 선다.

일본과 한국의 이 같은 차이는 지역자치 현실의 정도와 이해의 차이에 기인한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정도로 지역자치를 이루지 못하고, 그 대신 독재적 중앙집권의 잔재와 근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지자체 간 통합은 이미 윤석열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구해 온 것이었고, 현재 국힘당이 적극 찬성하고 있다.

거기에 이재명 정부도 예외가 아니며, 이재명을 지지하는 민중 시민도 이 점 마찬가지이다. 여야 간, 위정자 혹은 시민을 막론하고, 획일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뭔가 될 것 같은 착각과 오기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독재지향의 윤석열이 탄생된 것도 하루아침에 도깨비 방망이같이 뚝딱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한국인의 심성과 문화를 동력으로 한 것이다. 그 길을 이재명 정부가 따르려 하고 있다. 주민을 ‘을’로 두고, 주민의 의사를 백안시하고, 관료행정, 국회 입법을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그러하다.

자치 협력의 양두(양 대가리)를 앞에 두르고, 실로 통합이라는 구육(개고기)을 파는 전남·광주, 겉으로 국민주권이란 양두를 걸어놓고, 국회 입법을 통해 통합의 구육을 파는 이재명 정부는 서로 죽이 맞았다. 자치와 협력이 통합과 같은 것인 줄로 아는 광주·전남,  또 국민주권이란 것이 국회 입법을 통하거나 단체장을 동원하여 지자체들을 광역으로 통합하는 행정편의주의와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는 이재명 정부는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5극3특의 경제적 효과는 반드시 ‘통합’ 해야만 달성 가능한 것이 아니다. 반면, 어떤 경우에도 경제적 효과를 위해 지역자치를 희생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자치와 협조는 민주를, ‘통합’은 집권과 독재를 향한 첩경이기 때문이다. 다시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탄생의 여지를 만들 수는 없다. 권력이 들어올리는 ‘통합’의 기치는 궁극적으로 ‘윤석열 다시(어게인)’에 힘을 싣는 결과를 초래한다.

독재의 재현을 경계하는 ‘국민주권’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를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이 땅은 유능한 한 명의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이 촛불을 들고서, 또 적이 쳐들어오면 가진 모든 도구, 부엌에 있는 칼이라도, 동원하여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품성이 어떠한가와 무관하게 그러하다. 한편으로, 선조는 임진왜란 때 의주로 후딱 몸을 피했고, 농민과 승병 등이 왜적을 몸으로 막았다. 이승만은 한강 철교를 끊어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급기야 부산으로 갔다. 다른 한편에는, 베네수엘라 마두로가 있다. 그는 미국의 위협 앞에 굴복하지 않고 버티었다. 그러자 미국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특공대를 보내어 그를 미국으로 납치해 가 버렸다.

전자는 비겁하게 민중을 버렸고, 후자는 외세의 위협 앞에 버티었다. 이래저래 한 사람의 지도자는 허약하다. 그러나 대통령을 납치당한 베네수엘라에서는 지금 민병대 게릴라(콜라보)가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다수 민병대는 미국이 신무기로 몸을 마비시켜 홀랑 데려가 버릴 수가 없다. 수가 많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운명은, 미국이나 납치된 마두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이 하는 저항과 그 성패에 달린 것이다.

국민의 저항은 외세의 침략뿐 아니라, 대내적 권력집중, 주민을 ‘입틀막’하는 관료행정의 독주에 대해서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집권은 중앙뿐 아니라, 광주·전남 통합처럼, 하부 행정구역, 나아가 말단의 기초자치단체 등, 지역의 대소를 막론하고 이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단일의 초광역 경제권은 동질성을 추구하고, 동질성이란 획일성을 뜻한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촉진하는 전단지에서, “행정통합은 왜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해답을 간추리면 4가지로, 1) 인구급감과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 2) 단일의 초광역 경제권 구축, 3) 역사문화적 동질성, 4) 생활경제권을 공유하는 비수도권 광역지자체 간 통합 필요 등이다.

지역소멸 위기가 ‘통합’을 해야만 극복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인구급감의 원인이 마치 지금까지 수도권 이외 지역이 통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기이한 방정식은 비논리적이다. 오히려 수도권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에 교육, 인재, 경제 등이 소멸한 것이므로, 지역을 살리려면 수도권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

지자체 간 행정통합을 해야 수도권 집중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엉뚱한 곳에서 변죽을 두드리는 것이다. 초광역 경제권은 독일에서 제일 큰 바이에른주같이, 하급행정단위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훌륭하게 구축할 수 있다. 초광역 경제권의 빌미는 역사문화적 동질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동질성은 다양성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제권의 공유는 행정 통합을 필히 수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양자는 같은 맥락의 개념이 아니다. 그런데도 ‘통합’과 획일화를 도모하지 않고는 경제효과를 달성할 수 없을 것처럼 여기는 것은, 한국인이 전반적으로 공유하는 독재적 심성의 잔재에 기인한다. 그 잔재는 대통령, 국회, 지방자치단체장, 나아가 시민 민중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12.3계엄과 독재 체제 구축의 시도는 윤석열 혼자서 벌일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그에 협조한 이들, 여전히 ‘윤 다시(어게인)’를 외치는 이들이 있다. 광주·전남, 부·울·경,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전방위적으로 행정통합을 암암리에 강행하려는 이들도 다소간에 이들과 공통점이 있다. 현 이재명 행정부뿐 아니라,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행정통합은 집요하게 추진해왔다. 박완수(경남 도시사), 홍준표(대구시장) 등이 그러하며, 국힘당에서 이재명 정부의 행정통합에 쌍수를 들어 반색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급기야 어제(1.14) 국힘당 대표 장동혁이 대전 시청을 방문해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의견을 나누었다고 한다.(한겨레, 2026.1.15.) 장동혁은 지금도 윤석열을 비호하고 있는 것으로 회자하는 인물이고, 윤석열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특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를 손아귀에 장악하고 장기집권을 노린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을 촉구하는 전단지에서 드러나듯이, 경제 효과를 빌미한 초광역 권력 단위의 ‘통합’은 동질성, 획일성을 추구한다. 다양성을 부정하는 획일성은 부지불식간에 독재의 주춧돌을 놓는 것이다. 독재는, 그 권력 규모의 대소를 막론하고, 국민, 주민을 '을'로 들러리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 행정통합은 국민주권 약화의 내각제 추진 음모와 일맥상통한다. 국민주권과 지역자치를 말살하고, 가능한 한 국민 민중의 정치적 발언권을 배제하고 관료편의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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