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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29) 윤석열한테 모두가 속은 것이라고 하는 임종석, 앞으로도 안 속으라는 법 있나?:대전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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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29) 윤석열한테 모두가 속은 것이라고 하는 임종석, 앞으로도 안 속으라는 법 있나?

최자영 | 기사입력 2024/03/15 [15:02]

[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29) 윤석열한테 모두가 속은 것이라고 하는 임종석, 앞으로도 안 속으라는 법 있나?

최자영 | 입력 : 2024/03/15 [15:02]

 

추미애가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 건을 두고 임종석을 나무라고,
임종석은 ‘속은 이’가 아니라 ‘배반한 이(윤석열)’를 나무라야 한다고 해
‘인물’ 탓 공방은 월권하는 공직자를 바로 끌어내릴 ‘제도’가 미비한 사실의 반증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가 임종석(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진실부터 밝히고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 “윤석열, 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해 양심을 보여라(반성하라)” 등 발언을 했다.

그러자 임종석이, “당시 윤석열 검사에게 모두가 속은 것이다. 현직 중앙지검장으로,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 대놓고 항명하고 정치할 결심을 가지고 그걸(직책을) 이용하는 사람, 배신한 사람을 나무라야지, 계속 이렇게 하면(추미애가 이 일을 두고 임종석 등을 나무란다면) 내부 의견의 일치를 보기도 어렵고 단합만 저해한다. 당시 윤석열에 대한 기대감이 민주당 전반에 있었던 것이고 우리 모두가 속은 것이다”라고 받았다.(노컷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2024.2.5.)

임종석은 자신을 포함하여 민주당 전반이 윤석열에게 속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름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속은 사람이 아니라 배신한 사람(여기서 윤석열)을 나무라야 한다는 것, 둘째, 이미 속은 것을 두고 자꾸만 속은 사람을 나무라면 내부 일치를 보기 어렵고 단합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미 속은 것은 지나간 일로 놔두고, 앞으로 단합해나가자고 한 것이다.

임종석이 제시한 이 두 가지 해결책이 다 하릴없다. 첫째, 속은 사람 나무라봐야 실속 없듯이, 배신한 사람 나무란다 해도 실속 없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 속은 사람이 앞으로 더 속지 말란 법이 없고, 배신한 이를 나무란다 해서 그이가 앞으로 또 배신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속고 싶어 속는 것이 아니고, 배신한 사람을 나무란다고 해서 이미 배신당해서 발생하는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뾰족수가 생기거나, 앞으로 안 속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임종석의 말은 무용지물 헛소리이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데 대해 다소간 책임을 임종석이 지라고 한 추미애도 마찬가지로 하릴없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책임을 임종석 개인이 지고,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고 주문하기 때문이다. 임종석 혼자, 아니면 민주당 전반이 속았든, 아니면 누가 배신을 했든, 그로 인해 초래된 결과는 임종석의 출마 여부와 무관하다. 임종석이 출마 안 함으로써 책임을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속임이나 배신에 의해 야기되는 작금의 사태가 더 나아질 일도 없을 뿐더러, 앞으로도 그 같은 일이 재차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미애의 질타도 임종석의 변명만큼이나 하릴없다.

임종석이 두 번째로 제시한 ‘일치, 단합’의 전망은 더 뜬금없다. ”모두가 윤석열에게 속았다”, “이제 집안싸움 그만하자”고 한 점에서 임종석은 무책임하다. “윤석열에게 속은 것이 문제라면, 그것이 ‘일치, 단합’과 무슨 연관이 있나? ‘일치, 단합’만 하면, 속은 것이 상쇄되고, 또 앞으로는 안 속게 되나? 그렇지 않다. ‘일치, 단합’이 약방 감초,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속아 넘어가는 일과 집안싸움은 서로 별개의 사안으로 서로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집안싸움 안 한다고 이미 속은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또 앞으로 안 속을 것도 아니다.

한 예로, 윤석열이 검창총장 되기 전, 검찰개혁을 잘할 것 같은 착각을 다수에게 주어 다수가 다소간 현혹된 사실이 있다면, 그 같은 착각은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된 윤석열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목하 이곳저곳에서 분주히,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토론회’라는 표제하에 여러 가지 전망을 제시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러하다.

윤석열의 이런 행보를 두고, 야당 측에서 ‘민생토론’으로 가장한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기서 별론으로 하고, 다만 윤석열이 제시하고 다니는 전망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내실 있게 구체화될 것인지가 미지수라는 점을 지적하기로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혼자서 생각하고 결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그대로 시행되는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이 혼자 생각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민주가 아니라 독재 국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색이 한국이 민주국가라면, 지금 윤석열이 토론회에서 언급하고 다니는 정책은 관련 행정부서와 국회 등에서 논의와 결정을 거친 다음에야 구체화 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로서 그런 과정이 다소간 생략되어 있으므로, 토론회에서의 전망 제시가 토론으로 끝나 버린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착각의 사례만 더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혹여 의대 정원을 한 해 2,000명씩 당분간 증원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같이, 앞뒤 맥락을 촘촘히 가려 충분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없이 우선 질러놓고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도 불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전하는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생토론 15회 동안 윤석열이 약속한 정책을 입안하려면 831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고, 이는 1년 총예산(2024년도 국가예산이 656.6조에 불과)을 넘어서는 규모로서, 이는 타당성 조사나 과반수 야당과의 협의도 없이 약속을 남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속아 넘어간 이(임종석)’를 나무라거나, ‘배반한 이(윤석열)’를 나무라야 한다고 응변하는 것은 둘 다 무의미하다. 누구를 탓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예방책이 못 된다. 고의는 논외로 하더라도, 부득이한 판단의 오류는 언제든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하는 것이 근원적 해결책이 되지 못 해서이다.

임종석은 자기만 아니라 민주당 전반이 다 속은 것이니, 자기를 나무라지 말고 앞으로 ‘일치, 단합’, 집안싸움 그만 두자고 할 것이 아니라, 안 속으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속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지사라면, 속아도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해야 하고, 속을 때를 대비하여 위험부담을 없애거나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 뿐이다.

그 체제는 적어도 두 가지 속성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속이는 이와 속는 이가 초래하는 위험부담을 줄이려면, 개인이 행사하는 권력에 대한 가능한 한의 세분화 축소화이고, 둘째, 속았다고 생각이 미치는 순간, 임명 혹은 선출된 이를 얼른 끌어내릴 수 있는 견제장치의 마련이다.

추미애와 임종석이 남을 탓하는 것은 과거 회귀적이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결여한 것이고, 이는 곧 제도적 장치에 대한 관심의 결여, 무반성을 뜻한다. 기대를 배반하고 월권하는 공직자를 끌어내릴 제도적 장치가 없다거나, 있어도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민주정치를 치명적으로 저해하는 제도상 공백이다.

사실 검찰이나 대통령을 탄핵하는 제도가 국회에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현재로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국힘당도 있고, 민주당 내 수박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의제 국회가 원만하게 작동하지 않아서 다수 민심을 배반할 때는, 국회 위에 군림하며 국회를 다스릴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9명의 임명직이 다시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국민투표가 되어야 한다. 국회가 막장에 이르면,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 발의하여 국민투표로써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요즘 곳곳에서 4월 총선 대비하여 예비후보들의 ‘오디션(구두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예비후보 ‘오디션’에서 누군가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때에는 괜찮았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다소간 엉망이 된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남용하는 대통령을 견제하거나 끌어내리지 못 하는 국회의 탓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회 일부(여당)에서는 그 제왕적 대통령을 오히려 옹호하고, 다른 일부(야당)에서는 차기 권력을 잡기 위한 꼼수로서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를 시간적으로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의원들이 다음에 재선되기 위해서, 또는 다음 대통령을 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권력의 오남용을 즉각 견제해야 하며. 선출직, 임명직을 막론하고 월권하는 이는 누구나 시간적 지체 없이 곧바로 끌어내려야 한다. 누가 검찰총장에 임명되었던 것이 누구 탓이라거나, 지금 대통령이 이렇게 저렇게 월권하고 있다고 사람을 손가락질만 하고 앉아있는 것 자체가 국회의 직무유기이다. 그 월권으로 인해 발생할 피해를 시간적으로 지연시키고 방조하기 때문이다.

월권하는 제왕적 대통령은 직무를 유기하는 국회와 단짝이 되어 존재하는 것이므로, 대통령 월권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로 돌아간다. 국회의원이 차기 재선이나 대권을 노리고 상대 인물을 두고 손가락질만 하면서 현재의 권력 견제 기능을 소홀히 하는 있는 동안, 권력 오·남용의 피해가 국민 민초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앞장서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제한하고, 월권의 공직자를 탄핵해야 하겠으나, 국회에서 힘에 부쳐 감당하지 못 할 때가 바로 칼자루를 국민 민초에게 넘겨, 국민발의에 의한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궁극적 구제장치로서의 입법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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