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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35) 이명박의 의료조정중재원과 윤석열이 노리는 노동법원의 함정, 윤석열의 제의를 ‘환영’한다는 이재명의 ‘덜컥수’

최자영 | 입력 : 2024/05/27 [00:31]

윤석열이 제안한 노동법원은 ‘덜컥수’가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 위의 일관성 있는 독점기구
자신의 판단 한계도 깨닫지 못하는 이재명이 주권자 시민을 ‘아직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
이재명은 당원 뜻을 배반한 대의자의 자유판단 옹호
지지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윤석열은 이재명과 닮은 꼴
대의자에 대한 시민의 직접 처벌권 개념 없는 이재명은 윤석열과 똑같은 시대의 자식

대통령 윤석열이 이른바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이란 주제로 25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었다고 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 3월 말까지 개최한 24번째 민생토론회에 이은 것으로, 총선 이후로는 처음 열린 것이다.(경향신문, 2024.4.14.)

여기서 윤석열은, 한편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가칭)을 제정하여 노동약자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미조직 근로자 공제회와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등을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로,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동법원 설립 취지는,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가 민·형사 소송을 분리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니, 노동법원을 설치해 민사상 피해까지 원트랙으로 다루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 대표 이재명이 윤석열의 노동법원 설립 제안에 대해 ‘덜컥수’ 우려와 동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런데 윤석열은 덜컥수를 두지 않는다. 윤석열의 치밀한 계산을 이재명이 잘 이해하고 있지 못 할 뿐이다. 상대의 수를 간파하지 못하고, 제 나름 방식으로 하다가는 뒷북치기 마련이다. 구조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자영업 경기 부양한답시고 25만 원 돈 나눠줘야 한다고 생색내는 것이 그 한 예이다.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게 다가 아니라는 뜻이다.

노동법원 설립 취지로, 윤석열은, 민·형사 소송을 하나로 통합(원트랙)해서 다루는 제체(시스템)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동시에 사업장 내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문제 관련하여, 사람 차별을 대놓고 해서야 어떻게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할 수 있겠나, 차별적 노동정책을 쓰는 기업에는 정부가 (기업에 주는) 여러 혜택에서 배제하는 종합적인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등 발언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 윤석열은 두 가지 이질적인 문제를 마치 서로 연관이 있는 것처럼 섞어놓았다. 노동자 차별문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노동법원 설립과 아무 관련이 없다. 이런 노동문제의 개선은 노동법원 설립과 무관하게 존속한다. 법원은 기존의 법을 기준으로 하여 재판하는 곳이므로, 법원 설립 이전에 잘못된 노-사 관련 법부터 바뤄야 하는 것이겠다.

주지하듯이, 윤석열은 노동약자의 권리보호 개선에 큰 관심이 없다.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또 ’노동약자 보호‘ 운운하면서도, 5인 미만 사업장, 특고노동자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적용에 부정적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한겨레, 2024.5.17. ’민생토론회 사후 브리핑‘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발언)

이정식의 부정적 태도에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지난 민생토론회와 오늘 브리핑에서 정부가 노동, 노동자, 노동조합을 얼마나 천박하게 인식하는지 드러났다”, “노동자들의 삶을 일으켜 온 노동조합을 폄훼하고 노동자들의 주체성을 박탈하기 위해 노동약자법이니 미조직 근로자 지원이니 하는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자기의 권리를 찾는 노동조합을 형해화하고 노동자들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겠다는 선언”,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이 진짜 노동약자 지원이다”, “정부가 정말로 노동약자를 우려한다면 5인미만 사업장 종사자에게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지난 14일 민생토론회 직후 성명을 내고 “보다 근본적으로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한 노조할 권리보장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조직노동과 미조직노동을 강자와 약자로 구분하는 편가르기식 정책 추진으로 귀결되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노동약자를 시혜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노동약자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 이들(양대 노총)의 주장이다.(뉴시스, 2024.5.16.)

실로 윤석열 노림수는 노동약자의 보호라기보다, 그런 구실 하에 궁극적으로 노동법원을 설립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법원이 설치되면 현재 노동위원회의 심판 기능을 노동법원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대법원 산하 연구기관인 사법정책연구원이 2019년 낸 ‘노동쟁송절차의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 노동법원 설치 필요성의 근거는, 현재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이 있는 경우,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에 호소할 수 있는데, 이런 권리 구제의 절차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데 있다.

윤석열이 추구하는 노동법원은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으로의 권리 구제절차를 없애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이 있는 경우, 일반법원에 이의제기하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노동법원을 만들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 있는 노동위원회가 5심제(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로 운영되어 노동자의 권리 구제가 지연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현재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상 5심제로 운영돼 노동자의 권리 구제가 지연된다는 지적과는 달리, 노동위원회 처리 사건의 96.6% 이상이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분쟁이 종결된다며 분쟁 해결의 신속성을 강조한다. 남은 3.4%만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데, 이 가운데 84.4%는 법원에서도 노동위원회 판정이 유지되고 있다고 중노위는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노동위원회 초심 평균 처리 기간이 47일로, 중노위 판정에 대한 행정소송 처리 기간 488일보다 짧다.

여기서 노동법원 설립 구상은 심각한 문제를 노정한다. 사실과도 다른 구실을 내세워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지향한답시고, 잘못 될 수도 있는 노동법원의 판결에 대해 고등법원-대법원으로 이의제기할 수 있는 구제절차를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제절차가 생략된다면, 노동법원의 독주가 명약관화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재판의 신속성을 원칙으로 내세워, 공정성을 말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에 직면하는 것이다.

사실 현재 노동위원회의 분쟁 조정 중 3.4%만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후 상급재판소로 이의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만일 노동법원을 설치하여, 재판의 신속한 종결을 원칙으로 내세워, 일반법원으로의 이의제기를 막는다면, 노동법원의 판결은 무소불위 엉망의 독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윤석열은 “노동시장 양극화는 임금과 소득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다시 계층간 양극화로 확대되면서 우리 민주주의에도 위기를 불러올 수가 있다, (이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 “그 일환으로, 오는 6월 고용노동부에는 ‘미조직 근로자 지원과’가 신설되고, 노동약자를 위한 표준계약서, 미조직 근로자 권익보호를 위한 재정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도 마련될 예정이다” 등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제는 “노동시장 양극화”나 “임금과 소득의 양극화“는 평면적 재정지원 사업 등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이해당사자인 노동자-사용자 관계가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점에 있다. 후자를 가만히 두고, 국가에서 재정지원만 하겠다는 것은 일시적이고 비현실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언제까지 얼마를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보장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윤석열이 제시하는 ‘근로자 공제회, 분쟁조정협의회’ 등 개념도 노-사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끼리 모여 하는 것이므로, 노동자 측 이득의 총량에서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고, 제 살 뜯어 먹기에 그칠 전망이다.

국가의 재정지원이란 것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궁극적으로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미봉책으로 제시된 사탕발림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노동법원이 일단 설립되면, 이것은 제도로서 존속하지만, 국가의 재정지원이란 것은 제도가 아니고, 언제 거두어질지 알 수 없는 가변적 시혜이기 때문이다.

둘째, 국가권력이 나서서 노-사 관계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월권이라는 점이다. 국가 보충성 원칙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사 이해당사자가 우선적으로 해결하도록 장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측에 편승한 국가 보충성 원칙의 위반은 윤석열의 노동법원 설립의 구상에서 더욱 명백하게 노정된다.

더구나 ‘신속성’을 빌미로 추진하려는 노동법원은 또 하나의 윤석열식 ‘입틀막’의 기관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노동법원 설립의 궁극적 목적은 신속성이 아니라, 노동위원회 위에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으로 이어지는 구제절차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려는 데 있음을 노정하는 것이다. 중노위 판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체 중 3.4% 밖에 되지 않고, 행정소송 처리 기간이 평균 488일인 데 반하여 평균 47일 만에 신속하게 끝나는 중노위를 두고, 오히려 그 신속성을 탓하여 노동법원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하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위원회의 5심제는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노동위원회에서 원만하고 신속하게 일이 해결되도록 하는 촉진제가 된다. 원만하지 않으면, 바로 행정법원으로 이의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이 구상하는바, 노동법원은 5심제를 사건처리를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신속성을 내세워, 사용자 중심의 편익에 봉사하는 불공정한 판결의 대부로서의 역할을 떠맡을 전망이다.

윤석열이 추구하는 노동법원은 이명박이 설립한 의료조정중재원(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닮았다. 2012년 설립되어 만 12년을 넘긴 의료조정중재원에 대한 환자의 원성은 높다.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공정한 조정 중재가 이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의료조정중재원의 문제점은 첫째, 의사들의 입증책임을 면해주기 위해 설립된 독점기구라는 점과, 둘째, 한 기관에서 감정과 중재를 다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윤석열이 노동법원을 만들어 ‘원트랙’으로 민사와 형사를 다 틀어쥐게 하려는 것은 이 같은 의료조정중재원과 그 역할에서 유사한 맥락에 있다.

세상에 어느 나라에서도 한 기관에서 의료감정을 독점하고, 그것도 감정에다 중재까지를 겸하고 있는 곳이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노무현 정부 말기(2007년) 국회에 서너 개 의료개혁법안이 제출되었다. 그 모든 법안에 ‘입증책임전환’이 들어 있었다.

입증책임전환이란 지금도 의료사고시 환자에게 주어지는 (과실)입증책임을 의사(무과실입증책임)에게로 돌리고자 한 것이다. 근 20년 시민운동의 결과로 겨우 보건복지부 소위를 통과했던 해당 법안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마침내 무효로 돌아갔는데, 바로 그때 설립된 의료조정중재원때문이었다. 번거롭게 의사들이 제각기 무과실입증을 할 게 뭐 있냐, 기관 하나를 설립해서 거기서 감정과 중재 등을 겸하게 하자는 이명박 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 의료조정중재원에서 이루어지는 감정과 조정은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원천적으로 환자에게 불리한 것이다. 의사들은 법에도 없는 관행으로서, 서로의 진료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 어떤 의사도 다른 의사의 진료에 대해 소견서를 내는 것이 금기로 되어 있다. 진료한 병원이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는 한 그러하다. 의사와 병원끼리 카르텔을 맺고 타인 의사의 진료에 대한 의료 정보를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은 위헌으로, 시민 민초(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정보의 불평등을 그대로 두고, 입증책임을 의사 아닌 환자에게 돌린 채, 의료조정중재원이라는 독점기구를 설립했다. 진료한 의사 개개인에게 입증책임을 부과하는 대신 이 기관을 통해 감정서를 발부받도록 한 것이다. 독점기관이 발부하는 유일한 감정서에 대해, 환자는 달리 비교를 통해 객관적으로 그 진위나 가치를 가릴 수도 없는 처지에 몰려있다. 의사와 환자의 불평등은 이렇듯 개선되지 않은 채, 현재로서 12년을 넘기고 있다.

의료계의 불법적 의료정보 폐쇄의 관행은 정부에 의해 이렇듯 묵인 조장되어 왔다. 윤석열이 설립하려는 노동법원은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인바 의료계에서 의료조정중재원이 독점기구로서 맡고 있는 역할에 버금갈 것이다. 노-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루어질 노동법원 판결 자체에서 노동자 혹은 노동약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판의 신속성을 빌미로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으로의 이의 제기 절차도 배제함으로써, 노동법원은 ‘입틀막’의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런 노동법원에 대해 야당 대표 이재명이 ‘덜컥’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고 한다. 윤석열이 총선전 24회 개최한 민생토론회를 두고 “총선용이냐?” “대책 없이 질러놓고 보는 그 민생전략에 필요한 돈은 어디서 나오냐” 등 비난이 쇄도했다. 그 민생토론회가 총선후 다시 이어진 것이라면, 또 무슨 꼼수가 아닌가를 의심해보는 것이 수순이다. 이재명처럼 마냥 ‘환영한다. 이번에는 덜컥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논평 낼 일이 아닌 것이다.

국회의장 후보 지지도에서 추미애가 70%를 넘기고, 우원식은 한 자리 숫자에 머물렀다고 하는데, 우원식이 ‘덜컥’ 뽑혔다. 민주당원이 반발하여 2만(혹은 소문으로 5만) 명이 탈당하는 소동을 벌이는 가운데, 이재명이 그들을 만류하면서, 뽑는 이들은 뽑힌 이와 비교해볼 때, ‘아직은’ 판단과 수준이 다르므로, 양해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냈다. 또 당원의 뜻을 반영하면 좋겠지만, 언젠가 그 당원의 수준이 올라가면 그렇게도 될 것이라고 한 것은, 현재로서 뽑힌 이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재명은, 뽑힌 이는 뽑은 이의 뜻을 반드시 받아들일 필요 없이 자유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도 한다.

차제에, 민주당에서 추미애를 법사위원장 후보로 검토한다고 하니, 국힘당에서 협치 포기하는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 그 말을 거꾸로 돌리면 우원식은 국힘당이 보기에 만만하다는 뜻으로 풀 수도 있겠다. 추미애 아닌 우원식이 국회의장으로 뽑힌 것은 민주당의 뽑힌 의원들이 민주당원들보다 판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힘당이 말하는, 이른바 '협치'의 이해관계에 더 잘 편승할 전망에 있다는 뜻이다.

뽑힌 대의자는 그들끼리의 카르텔을 깨지 않고 서로 얼굴 붉히지 않는 길을 선호하고, 복지부동, 긁어 부스럼 일으키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턱걸이하여 대의자로 입성하여 카르텔에 든, 이들 뽑힌 대의자들은 현장에서 시달리는 민초와  이해관계를 달리 할 뿐이다.

민초로 있다가 ‘덜컥’ 뽑혀 대의자가 되면, 갑자기 민초 때와 달리 없던 판단력도 생기나? 아니면 재선, 3선, 4선, 5선 하면 지혜가 생기는 거라, 오늘 국회가 이 모양이 되었나? ‘뽑힌’ 것은 그냥 뽑힌 것일 뿐인데, 뽑힌 이의 판단력을 왜 따라야 한다고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실은 '뽑혔다'는 사실로 인해 자동적으로 더 지혜로워 질 리는 만무하다. 다만 여야 막론하고 의원들끼리 공감대가 형성될 수는 있겠다. 그러니, 이재명은, 관행으로 그런 공감대가 있으니, 당장은 여야 협치하는 데 우원식이 추미애보다는 더 ‘원만’해서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러니 뽑힌 이들이 뽑는 이들보다 판단력에서 더 낫다고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에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맞다.

윤석열은 자기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는다.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죽어도 자신이 잘못하고 틀린 것은 아니라고 믿는 것같다. 그래서 단 한 사람이 지지해도 제 갈 길을 가겠다고 한다. 스스로 믿는 그 ‘옳은 길’에 대한 반성이 애초에 없다. 남은 비난도 처벌도 하지만, 자신은 시험대에 오르거나 뭔가 결여할 수도 있다는 반성을 게을리 하는 것 같다.

이재명도 뽑힌 이는 판단력이 있는데, 뽑는 이는 조금 더 배우고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이런 자기 정당화의 사고방식에서 이재명은 윤석열과 같은 시대의 자식이다. 적어도 민주당에서 이즈음 탈당한 이들을 두고 적은 이재명의 글에 나타나는 바에 의하면 그러하다.

다시 노동법원으로 돌아와, 윤석열의 노동법원 제안은, 이재명이 한 것처럼 그냥 ‘덜컥’ ‘환영’할 일이 아닌 것이다. 자칫 사용자 측에 편승하게 될 노동법원을 만들기에 앞서,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뤄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문에 난 것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을 사실들이다. 덜 떨어진 ‘덜컥수’는 윤석열이 아니라 이재명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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