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보호는 검찰이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감찰 등 강자를 견제하고 처벌함으로써 비로소 가능
광주 고교생 살인사건은 한국 공권력의 부패 일반을 상징하는 것
검찰로의 전건송치나 다소간 보완수사권 허용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것
검찰의 기소독점권, 영장청구독점권을 해체하고 경찰 및 시민과 공유해야
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하면서, 급기야 검찰개혁의 시침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의 보완수사권 부여 등을 뼈대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전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또 중수청에서 보완수사를 하도록 허용한다고 하는 것이 그러하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으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에 한해 경찰이 검찰에 의무 송치하는 전건송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뿐 아니라, 노동·환경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을 담당하는 특별사법경찰도 전건송치를 의무화했다고 한다. 전건송치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제도이다.
2021년 전건송치가 없어진 뒤 경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은 피해자가 이의신청해야 검찰이 관여할 수 있었는데, 7대 범죄의 경우 이의신청이 없더라도 검찰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7대 범죄에 대해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직접 보완수사할 수 있도록 중수청법도 개정하기로 했다.(한겨레, 2026.7.26.)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이었던 양홍석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 모두는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 “아동학대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는 포함되지 않는 식으로 기준을 나누는 건 부적절하다”, “폭행 사건에서도 지역 유력 인사가 힘없는 사람을 폭행하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의 형소법안은) 땜질식 입법”등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한겨레, 2026.7.26.)
중수청에 7대 범죄의 보완수사권을 부여한 조처도 중수청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청은 중대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만든 기관”, “비교적 경미한 보완수사까지 중수청이 맡으면 중수청은 ‘전방위 수사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한겨레, 2026.7.26.)
법조계의 중론은 범죄 유형(7대 범죄)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가르는 방식으로는 범죄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다른 유형의 약자도 있으므로, 7대 범죄에서만 약자를 보호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다. 약자를 국가 공권력, 그것도 검찰이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핵심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약자의 보호는 검찰이라는 주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지하듯이, 검찰은 약자의 보호가 아니라 오히려 강자와 권력에 부화내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약자를 보호하는 일은 약자를 괴롭혀 온 강자를 처벌해야 하는 것으로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지금까지 조작수사, 선별적 차별 수사 등 수없는 의혹과 혐의를 지고 있는 검찰을 처벌하는 제도부터 법안 발의해야 하는 것이다.
또 검찰이 강자의 편을 들어 약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그들이 독점하는 각종 권력, 경찰에게는 없는 기소독점권, 영장청구독점권, 기소편의주의 등의 특권을 박탈해야 한다. 그 권력을 경찰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와 같이, 사인(私人)도 형사기소(소추)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권력이 방해하면, 개인이 직접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권리는 민주(民主)의 원칙에서 나온다.
광주 고교생 살인사건은 경찰의 부정부패를 증명하는 사건이 아니다. 그 부친이 경찰 아닌 검찰이었다면, 그 검찰 부친이 아들이 연루된 사건을 정직하게 조사했을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이 사건은 검찰 아닌 경찰의 무능 혹은 부정부패를 증명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그런 보장이 전혀 없다.
경찰, 검찰 가릴 것 없고, 한국의 공권력은 치명적으로 곪아 있다. 행정공무원도 예외가 아니다. 광주 고교생 살인사건은 한국 공권력의 부패 일반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경찰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광주 고교생 살인사건에서 그 살인자의 부친이 경찰이므로, 약자를 위한 수사권을 검찰에 주어야 한다는 논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검찰의 해묵은 특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측에서 냅다 지르는 황당한 어거지, 그 어거지를 검찰개혁의 기치를 올리고 북치고 장구치는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한다.
경찰이 검찰에게 전건송치하도록 하거나, 중수청 검사들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려는 것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검찰에게 약자를 괴롭힐 수 있는 권력을 돌려주는 것이다. 검찰은 강자와 권력에 친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권력을 빼앗아야 하는 마당에, 민주당은 거꾸로 검찰개혁을 다시 반거충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법무장관 정성호가 사의 표명하며, 민주당에서 검찰개혁 마무리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 부탁이 바로 목하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하는 것, 검찰로의 전건송치와 다소간 중수청 검찰의 보완수사권 허용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한다.
결국 국회가 적당히 짬짜미하는 이들이 모여서 자리 보전하는 곳이라는 사실이 어김없이 증명되었다. 국회에만 맡겨놓고 아몰랑 할 것이 아니라 주권자 국민이 국회를 통제해야 할 필요가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국민이 발안해서 국회를 보완, 수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또 한번 증명되고 있다.
국회에서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검찰로의 전건송치나 중수청의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다. 수없이 약자를 괴롭히고 강자에게 부화내동한 이력의 검찰이 어떻게 약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인지,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법안을 검찰개혁 한답시고 생색내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발의해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