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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144) 개발독재의 박정희를 닮은 대통령 이재명과 총리 김민석, 중앙집권 지향하고 신(新)지역감정 부추기다

최자영 | 입력 : 2026/07/04 [07:27]

박정희에 의한 지역 불균형 산업구조는 독재의 중앙집권 구조에서 가능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현 정부도 그 같은 독재의 중앙집권 지향
산업구조의 불균형은 수익의 지역 이전을 통해 중앙정부가 행정적으로 보완해야
중앙 행정부가 나서서 산업 진두지휘하는 것은 정확하게 박정희식 개발독재

현 정부가 호남에 반도체 80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현재 900조 원 수준으로 알려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 이재명은, “수도권에서는 전력, 용수를 더 이상 구할 수가 없는 상황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때마침 AI의 열풍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됐고 마침 또 여력이 있는 공간이 호남이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에 이를 수 있었다”, “이번 입지 선정에서 지역균형발전도 감안했지만,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결정”, “이걸 가지고 지역 차별 운운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 양을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두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 사안 자체만 보면 호남 지역에 투자가 조금 많은 게 사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다행스러운 결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박정희 정권 때부터 이어진 영남과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화 수혜를 지적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서울의 소리, 2026.7.2.)

현 정부는 정부(지역 아닌 중앙 행정부) 주도 하에 다소간 산업 경제 시설의 지역적 불평등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특단의 조치’, ‘결정에 이르렀다’ 등의 주체는 바로 정부이고, 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상대(국민 다수)가 ‘이해해 주기만’을 종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해해 주고 싶지 않는 이가 있다 해도 별 수가 없다. “약간 소외됐다고 생각한 지역은 또 좀 섭섭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문제는 우리가 또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서 보완해 나갈 생각”, “지역이 주도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형 AI 산업혁명'을 이곳 서남권에서 시작하겠다”에서 그 같은 정황이 묻어난다. 섭섭해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가 보완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그 ‘우리’란 현 정부이다. '한국형 AI 산업혁명'을 이곳 서남권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한 정부.

“기업의 담대한 도전과 혁신이 뚜렷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 “(오는 8월 반도체특별법 시행에 따라 출범하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에 대해 대통령인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위원회를 서남권 투자의 강력한 컨트롤 타워로 만들어 나가겠다”, “청와대에 전담팀을 두고 전 과정을 끝까지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는 것은, 정부도 아니고, 이재명의 청와대가 숫제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정부 주도의 기획은 박정희 독재정부하 정부 주도 경제개발과 정확하게 같은 맥락에 있다. 박정희가 뿌려 놓은 지역 간 불균형의 산업구조와 경제개발은 강력한 중앙집권 구조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시정하겠다고 나선 현 정부도 그 같은 권력구조에 입각해 있다는 점에서 박정희를 닮았다.

이재명은 호남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데서도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재집권에 성공했던 박정희를 닮았다. “아무런 보상과 대가 없이도 차별의 고통과 설움을 견뎌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 국민적 보상으로 생각하고 일체의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한 축사), “영남지역의 인구가 1300만, 호남지역의 인구가 500만 정도 되는 것 같다. 해방 이후에는 호남 지역의 인구가 훨씬 더 많았다”, “다 지난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현실의 결과에 남아 있기도 한 아픈 과거인데 영호남 차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한 것 등이 그러하다.

한편, 이재명은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를 인용하고, “호남에 대한 차별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한다. 호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다 마찬가지이다. 이순신은 호남이 왜적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을 버리지 말자고 한 것일 뿐으로, 다른 지역과의 차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을 그 지역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과 연계시킨 이재명의 발언은 지역의 적대적 감정을 상기시키거나 부추기는 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이순신의 말과는 취지가 같은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순신이 호남을 무시하지 말자는 것은, 집중 공격 받고 있던 호남을 모두가 나서서 돕자는 뜻이었을 뿐, 당시는, 힘도 없는 중앙 행정부에, 호남을 돕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도록 종용할 수 있는 계제가 아니었다. 호남을 돕는 주체와 방식이 전혀 달랐으므로, 양자의 말은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재명의 이순신 발언 원용은 적절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효과를 낳게 되었다.

호남의 반도체 산업 진작에서 정부가 범한 오류는 크게 두 가지이다. 지역 간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 다시 중앙정부가 나서서 산업시설 분포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고, 둘째는 행정기능과 경제 행위를 혼합하여 기업을 정부에 대해 종속적인 위치에 두는 것이다. 이것은 박정희 개발 경제와 궤를 같이한다. 박정희가 초래한 불균형을 시정한다는 명분하에, 박정희가 원용한 것과 같은 집권과 정부 주도 경제의 형식을 따온 것이다.

현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호남, 충청],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울산, 해남, 새만금], 피지컬 AI[새만금, 영남 등]) 추진을 위해 지역 불균형을 들먹이며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 것은 앞서 5극3특을 빌미로 행정통합을 밀어붙일 때와 상황이 같지 않다. 당시에는, 5극3특을 내세우며 지역균형발전 운운했을 뿐, 호남을 특별대우한다는 기치는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 지역 공히 행정단위를 통합하려 했다. 그 행정통합은 지역 자치를 말살하는 동시에, 지역을, 중앙의 명령에 대해, 종속적인 존재로 전락시키는 데 십중팔구 기여한다.

호남으로 별칭되는 광주·전남은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묵살했고, 시·도 의회의 동의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법을 통과시켰다. 광주시장(강기정), 전남도지사(김영록), 국회의원(민형배) 등이 중앙정부에 협조했다. 그 과정에서 총리 김민석이 광주에 내려가서 보조금(1년에 5조, 4년 20조)을 미끼로 던지면서 행정통합을 부추겼다. 주민투표는 없었고, 시·도 의회 동의는 그후 추인으로 받아냈다.

졸속으로 이루어진 광주·전남 통합에 따른 사후 처리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통합단체장 선거에서도 과열 경쟁이 일었고, 거기서 패배한 전 전남도시자 김영록은 정청래(민주당 대표)를 주적으로 삼고 공격하고 나셨다. 그런 김영록을 보노라면, 권력의 덩어리가 커지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자신이 탈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김영록은 정청래를 나무랄 것이 아니라, 자신을 뽑아준 주민을 무시한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 광주·전남 통합청사를 어디로 할 것인지부터 시작하여 아무것도 차분하게 숙의, 논의, 동의된 바 없는 통합을 중앙 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그가 덜커덕 앞장서서 협조했기 때문이다.

김영록이 탈락하고 민형배가 통합단체장이 된다거나, 거기에 누가 배후에서 지지를 했다거나 하는 사실 혹은 풍문들은 개인의 거취에 관한 것이지만, 행정통합은 그와 차원을 달리하는 권력 구조(시스템)의 문제이다. 민선 도지사로서 김영록은 그 주민의 뜻을 헤아리지 않고 행정 구조 개변에 동조한 책임이 있다.

이런 질곡의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 꺼낸 묘수가 ‘3대 메가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불평등 대우를 겪어온 호남’이 거론되고, 그에 대한 보상 성격의 ‘역차별’ 필요성 담론이 등장했다.

이재명은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호남의 불평등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 “뜻하지 않은 기회(반도체 호황에 따른 정부 수입 증가)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역사적 불평등'에 대한 보상의 약속이 현실적으로 졸속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잠재우는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그러하다.

20조 원 보조금 지급을 미끼로 각 지역 행정통합을 유도하더니,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부작용과 민심의 이탈을 또 다른 돈을 미끼로 잠재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 정부는 호남에 대한 특혜를 역사적 차별에 대한 역차별 조치인 것으로 거론했다.

이재명과 김민석이 전면에 나선 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독재자 박정희의 개발경제를 쏙 빼 닮았다. 행정권력의 통합과 박정희 이후 이루어진 호남의 불평등 대우를 상기케 함으로써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특혜의 투자는 기업 자율이 아니라 시종 정부 기획에 준하여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현 정부가 기획하는 5극3특, 3대 메가프로젝트는 적어도 세 가지 점에서 박정희 독재 정부를 닮았다. 행정통합 및 정부 주도의 개발경제는 첫째,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행정권력을 통합하고 중앙집권화하는 점, 둘째, 정치적 발언권을 무시당한 주민의 불만을 삭이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점, 셋째, 기업 위에 정부가 군립하는 점 등에서 그러하다.

현 정부가 놓친 것이 있다. 그것은 과거에 호남이 차별받았기 때문에, 지금 이를 시정하는 역차별을 정부에서 주관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별 대우를 한 것도, 또 지금 보완의 역차별 대우를 한다는 것도 다 같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뿌리는 정부 권력의 독재이다.

독재 권력은 두 가지를 무시한다. 하나는 주민자치, 다른 하나는 기업의 자율이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현 정부는 주민의 뜻을 아예 배제하고, 심지어 광주시·전남도 의회까지 배제했으며, 중앙 국회마저 행정부의 뜻에 굴종하는 시녀로 전락시켰다.

호남이 산업 구조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을 정부주도적 산업구조 재편성을 통해서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 지역에서 초래된 수익의 상당 부분을 불평등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으로서 보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앙정부에서 하는 일이다.

선진의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도 대개 지역은 자치권을 가지고, 예산도 중앙이 아니라 지방(지역)에서 짠다. 중앙정부는 각 지역의 재정 규모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역자치를 무시하고 행정통합 하겠다고 중앙정부에서 보조금을 미끼로 내려보내겠다고 하는 그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지역 불평등은 수익의 지역 간 재분배를 통해 보전되므로, 딱히 지역의 불평등을 운운 할 일이 없어진다.

재정의 지역 이전을 통해 불평등을 시정하는 것은 지역 간에서뿐만 아니라, 개인 간에서도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재명이 강조하는 억강부약은 지역 간은 물론, 개인 간에서도 각종 재분배로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행정통합과 강력한 중앙행정력이 아니라, 주민의 뜻에 따라 자치 단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5극3특, 3대 메가프로젝트의 경제적 현안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경제적 기획은 행정권력과 분리가 되어야 한다. 효과적 경제구역의 설정도 지역민과 기업의 자치와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 중앙 정부 권력이 나서서 주도하는 것은 민주정부가 아닌 독재정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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